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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하반기 대구 지역 신규 분양 예정 물량은 넘쳐나지만 건설사마다 분양 시기를 잡지 못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
'분양은 해야하는데 시기를 종잡을 수 없네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올 가을철 분양 시장 전망도 안개 속에 휩싸여 있다.
예정된 물량은 넘쳐나지만 '1·11' 부동산 조치 이후 꽁꽁 얼어붙은 시장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올 연말까지는 분양을 해야하지만 올 봄 분양 단지들의 계약률이 너무 낮아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9월에 추석 연휴가 있고 10월부터는 대선 분위기가 시작돼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쌓여진 분양 예정 물량
현재 사업 승인을 받거나 진행 중인 단지를 기준으로 볼 때 대구 지역 내 하반기 분양 예정이 가능한 단지는 무려 40여 곳에 이른다. 가구수로만 따지만 3만 가구를 넘는 수치.
분양 대행사 리코의 최동욱 대표는 "지난 가을 이후부터 분양 시장이 침체되면서 분양 시기를 연기해온 대기 물량이 많은데다 분양가 상한제 회피 물량까지 겹치면서 신규 분양 물량이 넘치고 있다."며 "이중 절반 정도 이상은 올 하반기 분양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분양 시즌이 시작되는 9월에는 신규 분양 단지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양 날짜를 구체적으로 정한 단지는 도시개발공사의 동구 신천동 '청아람 단지'(490가구) 정도가 유일하며 나머지 단지들은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는 상태.
달서구에서 분양을 준비중인 모 시공사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에서 분양을 해봤자 초기 계약률이 10%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양 시기를 10월 이후로만 예정할 뿐 정확한 날짜를 잡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구·군별 분양 예정 물량을 보면 수성구와 북구 지역이 10여 개 단지로 가장 많으며 달서구와 동구, 달성군이 각각 4개 단지며 남구는 3개 단지 등이다.
이중 수성구는 6개 단지가 재건축 물량으로 일반 분양 물량은 두산동 SK 리더스 뷰를 제외하면 2천 가구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며 북구도 5개 단지가 재건축 물량이다.
◆상승세 브레이크 걸린 분양가
구·군별 신규 분양 가격은 지난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분양 가구수가 1만 2천 가구에 이르고 있는데다 잇따른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 악재가 겹치고 있어 분양가 상승은 불가능한 탓이다.
분양대행사 장백의 박영곤 대표는 "조건이 완화된 미분양 단지와 계약 경쟁을 해야하는 탓에 각 건설사마다 분양가 인하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단지를 제외하고는 상당수 단지가 지난해 평균 가격 이하로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초기 계약금을 최소화하고 중도금 무이자나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을 대부분 채택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내달부터 실시되는 만큼 실수요자들이 신규 시장에 어느 정도 반응을 할지는 미지수.
정부가 상한제가 실시되면 분양가 20%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다 신규 입주 아파트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분양 조건 완화 등으로는 실수요자들의 '가격 하락' 기대치를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한편, 분양을 '무기 연기'하는 사업장도 잇따를 전망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 이후 계약률이 낮으면 공사비 조달이 어려워 '자금 경색'으로 인한 '경영 위기' 상황을 맞을 수도 있어 금융 이자를 물더라도 '시장 상황 반전'을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지방 부동산 시장이 최악의 상황인 만큼 신정부가 들어서면 부동산 정책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대부분 갖고 있다."며 "올 가을철 분양 시장이 지난 봄철보다 더욱 나쁠 경우 분양을 무기 연기하는 단지도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